죽은 자는 말이 없다. 하지만 영문 모를 사인으로 세상과 작별한 고인 앞에서, 살아 있는 자들도 쉽게 입을 뗄 수가 없었다. 그저 우리와 그들 사이의 엄숙한 침묵 만이 빈 공간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얼마 전까지 환자들로 분주했던 외래 진료실은 네 명의 의료진과 그들을 5미터 남짓 거리에 두고 죽 늘어선 고인의 가족들로 인해, 흡사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치하고 있는 법정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그 가족들 중에는 슬픔에 잠긴 사람과 그 슬픔을 다독이는 사람, 슬픔을 넘어 분노로 가득 찬 사람과 이 모든 일을 감당하기 힘든 듯 맥없이 앉아있는 사람, 그리고 그들을 대변하여 잘잘못을 따져 묻기 위해 한껏 날을 세운 표정으로 꼿꼿하게 서 있는 사람이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A교수 뒤에서 나는 지난 5일 간의 기억..
그때는 절대 잊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요새 둘째를 안아보며 문득 첫째가 이만큼 컸을때가 몇년이 흐른 것 같지도 않은데, 그때의 아가가 나에게 안겨서 바라보던 표정이 어땠는지, 어떤 숨소리를 내고, 아가를 안았을 때 어떤 감촉이었는지 잘 떠오르질 않았다. 그 어린 아이를 재우려고 불을 끄고 나란히 누워있으면, 불이 다 꺼진 방에 창너머로 어스름히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 어렴풋이 우릴 비춰주는 가운데, 뚜렷이 보이는 작은 너의 얼굴, 미소, 때로 옹알거리는 목소리가 갑자기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해서, 삶이 정말 힘들다고 느끼던 그 순간에, 영원히 놓치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더해져 별안간 눈물이 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내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경험들을 송두리째 저장할 수만 있다면, 어떤..
전역하고 펠로우 시작한지 딱 1년이 되었다. 고작 1년이지만, 1년동안 있었던 일과 고민들을 합하면 레지던트 수련했던 4년보다 더 긴 시간인 것처럼 느껴진다. 펠로우니 논문이야기를 해보자면 시작하고 처음 4개월간은 삼성의료원에서 이대희교수님의 지도로 메타분석을 했는데, 딱히 참고할만한 서적도 없어 밤낮 통계관련한 남의 논문들 읽어보느라 꽤나 고생했다. 혹자는 메타분석이 다른 사람들 연구결과 모아다가 쉽게 쓰는 논문이라 혹평하지만, 다른건 모르겠고 절.대. 쉽게 쓰여지는 논문은 아니라는건 분명하다. 피땀흘려가며 쓴 여러 메타분석 논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무릎의 인공관절 치환술 중에 하나인 Unicompartmental Knee Arthroplasty 에 관한 논문이다. 기존 문헌들을 보면 한국이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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