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23

그때는 절대 잊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요새 둘째를 안아보며 문득 첫째가 이만큼 컸을때가 몇년이 흐른 것 같지도 않은데, 그때의 아가가 나에게 안겨서 바라보던 표정이 어땠는지, 어떤 숨소리를 내고, 아가를 안았을 때 어떤 감촉이었는지 잘 떠오르질 않았다.

그 어린 아이를 재우려고 불을 끄고 나란히 누워있으면, 불이 다 꺼진 방에 창너머로 어스름히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 어렴풋이 우릴 비춰주는 가운데, 뚜렷이 보이는 작은 너의 얼굴, 미소, 때로 옹알거리는 목소리가  갑자기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해서, 삶이 정말 힘들다고 느끼던 그 순간에, 영원히 놓치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더해져 별안간 눈물이 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내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경험들을 송두리째 저장할 수만 있다면, 어떤 값도 지불할 수 있을텐데..

너희들이 무서우리만큼 빠르게 커가는 그 매순간들을 따라가기에도 벅차서, 기억과 추억들에 안주할 수 없고, 설사 그 무엇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간절한 기쁨의 순간들조차도 현실의 각박함에 쉽게 잊혀진다해도, 너희들이 크는 과정에 함께 하면서 느끼는 찰나의 벅찬 행복과 사랑의 그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감동하고 감사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을 꼭 알아 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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